
연극 <타지마할의 근위병>
2025.11.12 ~ 2026.01.04
LG아트센터 서울 U+ 스테이지
100분 (인터미션 없음)




(LG아트센터 유플러스 스테이지 / H열 중블)

이번 <타지마할의 근위병>은
그 어떤 화려한 장치보다 두 배우의 연기
자체가 작품의 중심이었습니다.
무대 위의 공간, 조명, 소리까지
모든 요소가 두 명의 캐릭터를 위해 존재하는 공연.
그 중심에서
최재림(휴마윤), 이승주(바불) 배우는
각자의 방식으로 관객의 심장을 직접 움켜쥐는 연기를 보여줬어요.

최재림 — ‘휴마윤’이라는 인물에게 생명을 부여하다
최재림 배우의 휴마윤은
표면적으로는 “근위병”이지만
그 안엔 끓어오르는 인간의 감정이 고스란히 살아 있어요.
✦ 책임감과 두려움 사이의 경계
휴마윤은 명령에 충실해야 하는 병사이지만
명령과 인간적 연민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립니다.
- 책임감에 꽉 묶인 어깨
- 말끝에서 살짝 떨리는 호흡
- 감정이 흔들릴 때 눈빛이 부서지는 순간
이를 재림 배우는 너무 정확하게 표현해요.
✦ 어린아이처럼 엎어져 울던 그 장면
스포 때문에 자세히 말할 순 없지만,
마지막 선택 앞에서 땅에 엎어져 흐느끼던 휴마윤.
그 울음엔 절망, 죄책감, 공포, 순종, 인간성…
헤아릴 수 없는 감정이 뒤섞여 있었어요.
그 순간 공연장 전체가 조용해졌고
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그 감정을 함께 느꼈습니다.
솔직히 말하면,
저도 같이 눈물이 났어요.
✦ 허밍 장면 — 잔혹함 속의 아름다움
바불의 몸을 닦아주며 허밍하던 장면.
이 장면에서 재림 배우의 섬세함이 폭발했어요.
그 짧은 허밍 하나로
잔혹한 현실 속에서도 인간적인 따뜻함이 스며들었고
그 순간 무대가 일순간 아름답게 변했어요.
“아… 저게 최재림이다”
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던 장면.
이승주 — 감정의 생생함으로 캐릭터를 완성시키다
이승주 배우의 바불은
감정이 살아 숨 쉬는 캐릭터였어요.
아주 작은 움직임, 눈썹의 미세한 떨림, 손동작 하나에도
그의 신념과 내면이 그대로 실려 있었어요.
✦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의 생생함
바불은 이상과 정의를 이야기하지만
실제로는 인간적인 나약함도 가진 인물.
- 유머러스했다가
- 차갑게 변했다가
- 다시 흔들리는 감정을 드러냈다가
- 휴마윤에게 분노를 쏟아내기도 하는
이 감정의 변화들을 이승주 배우는
“끊어짐 없이” 자연스럽게 이어냈어요.
✦ “내가 아름다움을 죽였어”
이 대사는
바불 캐릭터 전체를 정의하는 한 문장이었습니다.
그 순간 무대가 멈춘 듯했고
관객석 전체가 정적에 잠겼어요.
이승주 배우는 그 문장을
단순한 대사가 아니라
캐릭터의 '고백'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.
두 배우의 시너지 — 충돌과 울림
이 작품은 결국
휴마윤과 바불의 충돌로 완성되는 이야기예요.
그리고 그 충돌을 극도로 밀도 있게 만든 건
두 배우의 호흡 그 자체였습니다.
- 대사가 부딪힐 때의 긴장감
- 상대의 감정을 받아치는 순간의 눈빛
- 서로를 미워하면서도 이해하려는 미묘한 뉘앙스
이 모든 게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
또 날카로워서
관객은 어느새 두 사람의 세계에 함께 갇혀버립니다.
“두 배우의 감정이 객석까지 흘러들어온 공연”
<타지마할의 근위병>은
무대는 단출하지만,
그만큼 배우의 감정·대사·몸짓이 작품의 전부가 되는 연극입니다.
이번 회차는
최재림 배우의 강렬한 감정선
이승주 배우의 살아 있는 내면연기
두 사람의 충돌로 완성되는 밀도
이 세 가지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져
마음속 깊은 곳을 흔들어 놓는 공연이었어요.
공연이 암전되자마자
가슴속이 ‘턱’ 하고 내려앉는 느낌이 들 정도로
여운이 큰 회차였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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